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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포럼] N스크린 시대, 하이브리드 앱 개발이 해법
로빈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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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스크린의 시대. 이용자들이 다양한 단말기에서 수많은 앱을 골라쓰는 즐거움에 빠져있는 동안, 개발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PC와 휴대폰에 이어, 태블릿과 게임기, 스마트TV까지 디바이스의 종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 안에서 동작하는 운영체제도 제각각이다. 각 운영체제와 단말기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을 일일에 만들려다 보니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윈도우가 PC 운영체제 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모바일과 스마트TV 시장도 차라리 하나의 플랫폼이 장악해줬으면…” 하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 이러한 개발자들의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줄 수 있는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앱 개발’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폰 갭과 타이태니엄 등 해외에서 개발된 하이브리드 앱 개발 프레임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도 KTH가 독자 개발한 프레임워크인 ‘앱스프레소’를 배포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이통사들이 주도하는 WAC(Wholesale App Community, 웹 기반 전세계 통합 앱스토어)도 웹 기술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앱 개발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앱은 네이티브 앱과 표준 웹 기술의 장점을 적절히 버무려, 각종 센서 등 단말기의 리소스를 다양하게 활용하면서도 크로스플랫폼 개발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웹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모바일 앱 개발자 뿐만 아니라 웹 개발자도 앱 개발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번 블로터포럼은 권정혁 KTH 기술전략 팀장과 이순호 SK텔레콤 매니저(박사), 조만영 미래웹기술연구소 대표 등 세 분의 전문가를 모시고, 하이브리드 앱 개발의 개념과 장단점을 집어보고, 앱 개발에서 표준 웹 기술의 중요성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일시 : 2011년 6월 1일(수) 오후 4시~7시참석자 : 권정혁 KTH 기술전략팀 팀장, 이순호 SK텔레콤 사업지원기술원 애플리케이션개발팀 매니저, 조만영 미래웹기술연구소 대표, 블로터닷넷 도안구·주민영·오원석 기자장소 : 블로터닷넷 회의실

110605 bloter forum

도안구: 먼저 하이브리드 모바일 웹 앱 프레임워크가 무엇인지 간단히 소개해달라.

조만영 : 말씀을 드리기 전에 용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모바일 웹 앱, 하이브리드 앱 등 너무나 많은 용어와 개념이 혼재해 있다. 컨설팅이나 강연을 다니면서 하이브리드 앱을 설명하다 보면, 아직도 “웹 브라우저에서 띄우는 것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우리는 앱으로 개발하고 싶은데요?”라며 반문하시는 분들이 많다.

기존에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이 모바일 웹으로 구성된 웹 브라우저에서 이용하는 앱을 의미했다면, 오늘 말씀드릴 ‘앱스프레소’나 ‘폰 갭’ 등의 프레임워크로 만든 앱은 실질적으로는 네이티브 앱으로 동작한다. 웹 기술을 가지고 개발했을 뿐이지 이용자들이 느끼기에는 네이티브 앱과 같다.

혹자는 이것을 모바일 웹 앱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또는 하이브리드 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해외에서는 주로 모바일 프레임워크라고 간단히 부른다. 하이브리드 앱 개발이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시점에서 개념과 용어에 많은 혼란이 있다.

권정혁 : 2010년부터 하이브리드 앱을 계속 떠들고 다녔는데, 1년 내내 떠들고 다녔는데도 만나는 사람마다 다 모른다. 지금까지 강연 등을 통해 적어도 3천 명 이상에게 소개한 것 같은데, 아직도 새로 만나는 사람들마다 들어봤다는 분이 없다.

도안구 : 하이브리드 앱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소개하지 않은 미디어의 잘못도 있다.

권정혁 : 모바일 웹 같은 경우에는 웹 브라우저에서 URL을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접근성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네이티브 앱과 하이브리드 앱은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개발자들끼리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됐구나 알면 되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앱과 네이티브 앱은 개발자의 눈으로 보기에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점점 차이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기술이 개선되고 있다.

도안구 : 애플 iOS의 태생이 유닉스 기반인데, 이용자들이 아이폰이 유닉스 기반인지 아닌지 알 필요가 없다는 점과 비슷한 느낌이다. 손에 유닉스를 들고 다닐 지 누가 알았겠나.

조만영 : 폰 갭이나 앱스프레소와 같은 프레임워크를 이용하시는 개발자들에게는 용어가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다. 그런데 WAC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폰 갭이나 앱스프레소처럼 웹 기술로 개발해 네이티브 앱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 순수하게 웹으로 개발하고 패키징되기 때문이다.

이순호 : 과거에 폰 갭과 같은 도구는 크로스 개발 프레임워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개발자의 입장에서 하나의 개발을 통해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WAC의 경우에도 크로스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많이 두고 있다. 웹 기술 자체가 다양한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HTML과 CSS, 자바스크립트를 통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면 다양한 플랫폼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이 이제는 하이브리드 앱이라는 이름으로 정리가 되는 듯 하다.

권정혁 : 해외에서는 하이브리드라는 용어를 잘 쓰지 않고 크로스플랫폼이라는 명칭을 더 많이 써왔는데, 크로스플랫폼은 웹 기술이 아닌 다른 방식도 많이 있기 때문에 헛갈릴 수 있다.

조만영 : 과거 W3C에서는 웹 애플리케이션을 위젯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순호 : 브라우저 없이도 네이티브 방식으로 동작하는 웹 애플리케이션을 위젯이라고 부른 것이다. 그런데 많은 웹 개발자들이 위젯이라고 하면 바탕화면 위에 설치하는 ‘위젯’만 떠올린다. 그래서 위젯보다는 웹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W3C에 웹 앱스 워킹그룹과 모바일 웹 베스트 프랙티스 워킹 그룹이 있다. 과거에 여기서 웹 앱을 브라우저 안에서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이라고 정의했다. 이제는 이 정의가 확장돼서 웹 기술로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웹 앱으로 통칭한다. 요즘은 브라우저의 UI를 제거하고 앱처럼 작동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정혁 : 저희도 이번 주 초에 회사 내부에서 논의를 거쳐 용어를 확정했다. 웹 브라우저에서 이용하는 것은 그냥 모바일 웹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앱의 경우 개발 단계에서 순수 네이티브로 개발하는 것은 네이티브 앱이라고 부르고, 앱스프레소를 활용하거나 웹 뷰 방식을 적용한 애플리케이션은 모두 하이브리드로 부르기로 했다.

이순호 : 이번 포럼을 통해서 용어에 대한 고민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도안구 : 2010년까지 개인화 클라우드 컴퓨팅(PCC, Personal Cloud Computing)이라는 용어에서도 비슷한 혼란이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외국계 기업에서는 컨슈머 클라우드라고 불렀고, 네이버 등 국내 포털에서는 개인화 웹 환경(PWE: Personal Web Environment) 관점에서 바라봤다.

1년 PCC 기획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저희도 용어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포레스터 리서치의 용어를 따서 PCC라고 부르기로 결정했다. 이후로 PCC나 개인용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어느 정도 교통 정리가 된 듯한 느낌이다.

주민영 : 이번 포럼에서는 웹 기술로 개발한 코드를 각종 네이티브 앱으로 패키징해주는 방식과 WAC의 경우와 같이 웹 애플리케이션을 웹 런타임으로 구동하는 방식을 모두 합쳐 ‘하이브리드 앱 개발’로 통칭하기로 하자.

도안구 : 모바일 환경에서 다양한 플랫폼이 경쟁하면서, 최근 들어 하이브리드 앱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개발자와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앱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110605 bloter forum xguru권정혁 : 플랫폼이 너무 많아서 문제다. 스마트폰만 해도 크게는 iOS와 안드로이드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실질적으로 개발자가 느끼기에 두 가지인 것은 아니다. 많은 개발자들이 스마트폰에서는 그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과거 피처폰 개발 시절에 단말기별로 최적화 작업을 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치를 떨고 있다.

세 가지 유형의 파편화가 있다. 플랫폼 파편화와 버전 파편화, 기기 파편화가 그것이다. 같은 OS에 같은 버전임에도 제조사에 따라 별도로 최적화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유독 안드로이드의 경우가 심하지만, 아이폰의 경우에도 기기가 아이폰3GS와 아이폰4로 양분돼 있고, OS 업데이트를 안하시는 분들도 꽤 많다.

N스크린이라고 얘기하는데, 이 N이 결코 1~4인 것이 아니다. 수십 개, 수백 개가 될 수 있다. 당장 N스크린 개발을 제대로 하려고 하면 PC만 해도 크게 세 가지에 휴대폰 예닐곱 가지, 태블릿 4~5가지, 여기에 게임기와 스마트TV까지 고민해야 한다. TV만 해도 구글TV와 삼성전자, LG전자 각기 다 다르다. 이 안에서 기기 파편화가 또 들어간다. 그런데 이것을 하나로 통일해달라고 얘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러한 파편화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을 한 것이 웹 기술이다. 웹 브라우저는 시작부터 다양한 디바이스와 해상도를 고려해서 발전해왔다. 그 동안 기술 발전도 눈부셨다.

조만영 : 말씀하신 대로 웹 기술이 크로스플랫폼 개발에 가장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국내 미디어와 개발자들은 이러한 부분에 관심을 가지 않았다. 바로 인터넷 익스플로러(이하 IE) 독점으로 인한 폐해 때문이다. 우리나라 웹 트렌드는 MS라는 단일 회사에 지배당하면서 글로벌 트렌드에 2~3년 뒤쳐졌다고 생각한다.

해외에서는 PC 시절부터 애시당초 크로스플랫폼 개발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 OS와 브라우저가 모두 다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IE의 점유율이 95%에 달하는 상황에서 굳이 다른 브라우저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아이폰 출시는 사파리 등 다른 브라우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지만, 아이폰의 국내 출시도 해외에 비해 훨씬 늦었다. 이어서 태블릿과 스마트TV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전혀 준비가 안돼있는 상황이다.

권정혁 : 해외에서 웹 기술을 이용해 N스크린 개발에 잘 대응하는 사례로 넷플릭스를 꼽을 수 있다. 넷플리스 서비스는 4백 개 이상의 디바이스에서 제공되고 있는데, 이 많은 플랫폼과 디바이스에 어떻게 다 대응하겠나. 어쩔 수 없이 대안으로 웹 기술을 택했다. 플레이스테이션의 경우 웹 기술을 적용할 수 없다 보니 아예 웹 브라우저를 내장해서 탑재하기도 했다.

이순호 : 말씀하신 대로 넷플릭스가 웹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양한 디바이스에 대응하는 좋은 사례다. 제가 알기로는 20~30명 가량 되는 팀이 웹킷 코어를 핸들링해서 다양한 디바이스에 맞게 포팅해주는 작업을 한다. 새로운 디바이스가 나왔을 대 짧은 시간에 대응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조만형 : 넷플리스 사례 뿐만 아니라, 폰 갭이나 타이태니엄 앱셀러레이터 등 해외 하이브리드 앱 개발 기술은 모두 2년여 전에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저는 KTH의 앱스프레소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해외에 비해 늦었지만 국내에서 누구도 관심을 가지 않았을 때 하이브리드 프레임워크를 개발해 낸 것이다.

주민영 : 지금까지 하이브리드 앱 개발의 정의와 이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에 대해 어느 정도 설명이 된 것으로 보인다. 오늘 세 분을 모신 것은 각각 KTH 앱스프레소와 폰 갭, WAC이라는 주요 하이브리드 개발 프레임워크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해 주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먼저 WAC에 대해 소개해달라.

이순호 : WAC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은 언론 보도를 통해 많이들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 안드로이드와 iOS 등 특정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고, 개방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전세계 통신사들이 협력해 WAC 플랫폼을 구축하고 웹 애플리케이션을 유통하게 된다.

WAC이 지향하는 바는 기존의 웹 개발자들과 협력해 손쉽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종국에는 애플이나 구글에 뒤지지 않는 규모의 애플리케이션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통신사 30여 곳과 다양한 제조사, 솔루션 벤더가 WAC에 참여하고 있다. 회원사가 70여 곳에 달한다.

WAC에서는 웹 애플리케이션에서 단말기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주소록과 사진 등 디바이스 리소스에 엑세스 할 수 있는 디바이스 API를 만들었다. 과거 일부 통신사 주도의 BONDI와 JIL 표준을 바탕으로 WAC 표준을 새롭게 제정했다. 최근에는 통신사가 보유한 리소스를 서드파티가 활용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API를 추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도안구 : 네트워크 API의 활용도에 대해 더 설명해달라.

이순호 : 이미 통신사들이 일부 네트워크 API를 제공하고 있다. 위치정보나 SMS API 등이 좋은 예다. 향후 WAC에 추가될 네트워크 API로는, 빌링 API와 사용자 인증 같은 것들이 있다. 애플리케이션에서 통신사의 빌링 API를 가져다가 결제를 정산하고, 인터넷 오픈 ID처럼 통신사의 고객 정보를 오픈ID 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향후에는 광고 API 등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

도안구 : 그런데 그 많은 통신사들이 API를 통일하는 문제도 쉽지 않을 텐데.

이순호 : 디바이스 API의 경우 2.0 스펙을 이미 만들었고, 런타임 벤더들은 이 표준에 맞춰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WAC에서 인증 받아야 한다. 네트워크 API는 실제로 통신사마다 제각각인 문제점이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GSMA에서 ONE-API 표준을 통해 네트워크 API를 연동하기 위한 일종의 게이트웨이를 만들고 있다. 개발자가 표준으로 만든 API를 이용하면 게이트웨이를 통해서 각 통신사업자의 API에 접속할 수 있도록 변환해주는 방식이다. 통신사들이 일일이 자사의 네트워크 API를 다 고치는 것은 아니다.

도안구 : 꼭 API의 문제가 아니라, WAC을 바라볼 때 우리나라 통신 3사도 제대로 협력이 안되고 있는데, 30여 개의 글로벌 통신사들이 다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많다.

이순호 : 저도 그 얘기 참 많이 들었다. 요즘 분위기는 통신사업자들이 애플, 구글 등에 자기의 사업 영역을 침해당하고 있다는 위기 의식이 있어서 같이 해보자는 분위기가 조성이 됐다. 이러한 절실함 때문에 종국이는 WAC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WAC이 성공하면 개발자들은 자신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WAC 한 군데에 등록하면 전세계 가입자에게 판매할 수 있게 되며, 전세계 이동통신 가입자들도 통신사에 관계없이 동일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안드로이드에는 적용할 수 있지만 아이폰에서는 어떡할 것이냐 하는 질문도 많이 받는데, 그것은 맞는 지적이다. 아이폰에는 WAC을 적용할 수 없다.

주민영 : K-WAC(한국형 통합 앱스토어)과 WAC 모두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또한 WAC의 경우 제조사들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걸림돌도 있다.

110605 bloter forum Lee SH이순호 : 지난 MWC 2011에서 상용화가 발표된 WAC 1.0과 향후 주류가 될 WAC 2.0에서 하위 호환성을 보장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 WAC 1.0은 MWC 2011에 맞춰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해 JIL의 표준 스펙을 거의 그대로 채택했다. 과거 JIL 멤버였던 회원사와 그렇지 않은 회원사 간에 WAC 하위호환성 보장을 놓고 말이 많았다. 현재 WAC 2.0에서 하위 호환성을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처럼 WAC 2.0 표준화 작업이 지연되면서 현재 호환성 테스트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작업이 끝나야 본격적으로 단말기에 WAC 지원 기능을 탑재할 수 있다.

K-WAC은 WAC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을 일방향으로 공급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K-WAC에 올리면 WAC으로도 보내주는 양방향 방식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WAC 일정이 늦어지면서 K-WAC 일정도 다소 늦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일부 보도와 같이 국내 통신 3사의 의견 충돌로 K-WAC 일정이 지연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K-WAC은 WAC 런타임을 제조사에 사전 탑재하지 않고 이용자가 다운로드해서 설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물론 단말기에 임베디드한 것에 비해 기능이 줄어드는 단점은 있다. 자세한 일정은 K-WAC 운영을 담당하는 한국무선인터넷산업협회를 통해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겠다. (편집자주 ? MOIBA에 따르면 올 7~8월 경 다운로드방식의 K-WAC 런타임이 제공될 예정이며, 이후 하반기에 임베디드 방식의 WAC 호환성 테스트가 완료되는 대로 제조사를 통해 사전탑재를 협의할 예정이다.)

도안구 : 앞으로도 K-WAC과 WAC의 진행상황에 대해서 블로터닷넷에서도 주의 깊게 지켜보도록 하겠다. KTH에서는 어떻게 하이브리드 앱 개발 프레임워크를 직접 개발하게 됐나.

권정혁 : 최근 서정수 KTH 대표가 한 인터뷰에서 KTH는 더 이상 포털 업체가 아니라고 말했다. 기존 PC 웹을 모바일에 구겨 넣는 방식으로는 모바일에서 힘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KTH는 2009년부터 모바일 전략을 수립하고 푸딩 얼굴인식과 푸딩 카메라, 아임인 등 다양한 모바일 앱을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마찬가지로 여러 단말기를 동시에 지원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내부에서 사용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앱 개발 프레임워크를 만들게 됐는데, 이왕 만들 것이라면 아예 외부 개발자들과 소통하면서 개발자 에코시스템을 만들어보자 하는 의견이 힘을 받았다.

주민영 : 앱스프레소는 WAC API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인데.

권정혁 : 앱스프레소는 WAC을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WAC의 다양한 API를 그대로 지원하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WAC이 오롯이 웹 애플리케이션을 웹 런타임을 이용해 구동하는 것과 달리, 앱스프레소는 아이폰, 안드로이드 등 네이티브 앱으로 패키징해준다. WAC 스펙을 지원하는 동시에 WAC이 못하는 부분 즉, 아이폰 지원과 네이티브 앱스토어 유통에 대한 선택권을 드릴 수 있는 것이다.

현재 WAC에서 지원할 수 있는 플랫폼은 안드로이드와 바다 정도다. 그런데 2010년 전세계 모바일 앱 매출의 80% 이상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나왔다. 이어서 노키아 오비스토어와 블랙베리 앱 월드가 각각 5%를 차지했으며, 안드로이드 마켓은 4%에 불과하다. 솔직하게 얘기해보면, 개발자들은 돈이 되는 시장에 몰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WAC은 아이폰을 지원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웹 기술로 멋진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지 못했던 것은 수익 모델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소규모 개발자들이 충만한 아이디어로 앱을 개발해서 1달러에 판매하면 잘 팔려나갔다.

일각에서는 앱스프레소가 K-WAC을 죽이려고 하는 것 아니냐 하는 말씀도 하시는데, 사실과 다르다. 웹 개발자들도 모바일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아직은 WAC이 그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 WAC이 통신사를 통해 전세계 30억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들이 다 앱을 사줄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WAC 시장이 정착되고 수익을 내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나중에 WAC이 활성화 되면 소스코드를 공유하고 WAC 네이티브로 컴파일해도 된다.

이순호 : 앱스프레소를 이용하면 아이폰 앱도 만들 수 있다고 했는데, 아이폰 네이티브 개발은 UI 빌더가 굉장히 잘 마련돼 있다. 앱스프레소에서 이러한 UI 빌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있는가.

권정혁 : 지금은 API를 제공하고 각 플랫폼으로 패키징해주는 수준이다. 그러나 앞으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쓸만한 웹 기반 UI 빌더가 나온 것이 거의 없다. 저희도 내부에서 계획은 하고 있지만 아직 UI 쪽에는 손을 못대고 있다. 일단은 jQ터치나 센차터치처럼 현재 나와 있는 UI 프레임워크를 이용해야 한다.

또 한 가지 고려하는 부분은 ‘온 더 플라이(on the fly)’ 디버깅이다. 앱을 개발하면서 어려운 점 가운데 하나가 테스트와 디버깅이다. 아이폰은 시뮬레이터가 잘 돼 있지만, 안드로이드의 경우 아직 조금 느리다. 특히 웹으로 테스트를 하면 애플리케이션을 단말기에 설치하지 않아도 곧바로 테스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7~8월 경 앱스프레소 정식 버전이 릴리즈될 때, 단말기에서 작동되는 모습을 보면서 바로 디버깅할 수 있는 온 더 플라이 디버깅 기능을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도안구 : 아직 정식 버전이 나온 것이 아니었나.

권정혁 : 현재는 베타 3단계다. 어차피 이클립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것이기 때문에, 정식버전이 나오더라도 판매할 계획은 없다. 현재로서는 개발 도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만약 수익 모델을 찾게 된다면 클라우드 기반의 빌드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능에서 고려하게 될 것이다. 앱스프레소로 개발한 앱을 클라우드 환경에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윈도우폰7 용으로 빌드해서 제공하는 것이다. 아이폰 앱을 개발할 때 맥을 사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도안구 : 그렇다면 앱스프레소를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은 없나.

권정혁 : 오픈하기 위해서는 소스 코드를 새롭게 정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최소한 보기 좋게 주석이라도 달아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노력보다는 성능과 기능을 개선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주민영 : 기존 오픈소스 기반의 하이브리드 앱 개발 프레임워크로 폰 갭 등이 있다. 폰 갭과 앱스프레소의 차이는 무엇인가?

권정혁 :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구현 방식이 다르다. 성능을 개선하고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재로서 앱스프레소가 엄청난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하면 하이브리드 앱을 더 빠르게 구동할 수 있는지, 더 확장성을 보장할 수 있는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통해 쌓아온 것들이 있다.

앱스프레소는 국내에서 인기 있는 단말기에 맞춰 최적화해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폰 갭이 별도로 갤럭시S 최적화를 지원해주는 것은 아니다. 저희가 직접 앱을 개발하면서 최적화를 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가능하면 웹 개발자가 이러한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이러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오픈소스로 공개해도 상관이 없지만 아직은 아니다. 타이태니엄 앱셀러레이터 등도 공개를 많이 했다고 하지만 중요한 부분은 라이브러리로 묶어놓고 보여주지 않는다. 물론 향후에 앱스프레소를 오픈소스로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전략적인 방향에서 회사가 결정하게 될 것이다.

도안구 : 조 대표님은 오페라에 계시다가 미래웹기술연구소를 창업하셨는데, 하이브리드 앱 개발의 가능성을 보고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인가?

110605 bloter forum  Jo MY조만영 : 지금까지 주로 모바일 시장을 놓고 얘기했는데, 휴대폰 뿐만 아니라 TV와 태블릿, 가전과 자동차, 산업용 기기 등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한 시장은 얼마든지 있다. 이렇게 수많은 디바이스를 무엇으로 묶어낼 것인가. 웹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앱에서 클라우드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이미 많은 데이터가 단말기를 떠나 클라우드 인프라로 옮겨가고 있다. 다양한 기기에서 이러한 데이터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중립적인 기술이 클라우드의 클라언트 부문을 담당해야 한다. 웹 기술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웹 기술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앞으로 10년,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본다. 제 2의 인터넷 르네상스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런 얘기를 아무리 해도 소 귀에 경읽기다. 엄청난 시대가 열리고 있는데 기존 포털 사업자들은 데스크톱 온라인 광고에 의존하면서 움직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웹 기술 관련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인 집단이 포털 아닌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보자. 플랫폼을 오픈하면서 수많은 개발자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활용한 앱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데 네이버 앱은 네이버만 만든다. 한국만의 왜곡된 구조다. 이렇게 흘러가면 1~2년 후에 우리나라 웹 환경은 엄청나게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해외에서는 웹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분야의 신기술이 쏟아지게 될 것이다. 이미 그 싹이 자라고 있다. 해외에서는 앱스프레소와 같은 하이브리드 앱 개발 프레임워크도 이미 10종이 넘는 것들이 쏟아져 나왔다. 2~3년 후에 가서 “이제 우리도 해 볼까”하면 늦는다. 이것은 미필적 고의다.

국내에서 웹 기반 서비스를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해외에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웹 신기술을 얘기해줄 사람은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서 간극을 보고 미래웹기술연구소를 통해 이러한 역할을 맡으려고 했다. 강연과 컨설팅을 통해 HTML과 웹 관련 신기술을 소개하고, 출판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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